농촌의 청년유입, 청년몰과 달라야 한다

지난 6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귀농·귀촌 현황에 따르면 2022년에 비해 귀농가구는 17.0%, 귀촌가구는 3.9%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고 전체 귀농인 중 20대는 10.8%, 귀촌인 중 20대는 46.6%를 차지했다. 귀농·귀촌하는 인구는 줄어드는 가운데 귀촌인구 중 20대 청년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현황은 2022년부터 이어진 것으로 귀농·귀촌 가구의 수는 줄고 20대 귀촌한 청년 비율은 45.5%를 차지했었다. 2015년 귀촌인 중 20대가 19.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더 많은 청년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고 있다. 농촌 청년인구의 감소를 고려할 때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도 이러한 청년들의 움직임에 응답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존에 추진하던 청년 농업인의 안정적인 정착지원을 다각화하는 동시에 농업 전후방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농업·농촌자원을 융합하는 다양한 청년창업과 주거지원을 연계하는 농업·농촌 청년정책 추진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청년 농업인의 증가와 함께 농촌에 다양한 청년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농촌의 청년인구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농업에 머물러 있던 청년정책을 농촌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귀촌한 청년에 비해 귀농한 청년 비율이 낮은 것은 왜일까. 그 첫째 이유는 농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3년 농업 총수입은 3천8백만 원, 농업경영비는 2천7백만 원으로 농업의 평균 순소득은 1천1백만 원밖에 되지 않았다. 흔히 억대 농부라고 이야기하는 농산물판매 수익이 1억 원을 넘는 농가도 전체농가의 4.2%밖에 되지 않는다. 둘째 이유는 농지가격의 상승이다. 2015년 농지의 실거래 가격을 1.0으로 볼 때 2010년에는 0.76이었는데 2020년 1.76이 되었고 2010년 전남의 농지 3.3㎡당 가격은 1.4만 원에서 2020년 24.9만 원이 되었다. 전남에서 비교적 저렴한 농지를 구매해 과수원을 만들어 5천만 원의 농업소득을 올리고자 한다면 어림잡아 1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자본이 부족한 청년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농촌에서 인구감소가 극심한 지역은 변방의 면 지역이고 이러한 지역에 청년인구를 늘리려면 그 경제적인 기반은 농업이어야 한다. 농업소득은 높지 않고 농지가격이 높아 청년의 접근이 어려우니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정착한 청년 농업인은 그 해답을 안다. 2023년 전체농가 중 전업농가는 56.4%이지만 30세에서 49세 농가의 전업 비율은 32.3%이다. 농촌의 청년들은 농사를 짓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연간 5천 명을 지원하는 청년농업인 정착지원사업은 다른 일을 하는 청년을 지원하지 않는다. 전업농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사업은 농지를 물려받을 수 있는 부농의 자녀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농촌에 청년을 유입하려면 농사짓는 청년이 필요하고 또한 겸업할 다양한 일도 있어야 한다. 그런 일을 청년의 일상을 지킬 수 있는 주거, 돌봄, 교육, 문화 분야에서 발굴하고 기존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사회서비스과 연계한다면 청년유입과 지역활성화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더불어 지방의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먼저 추진했던 청년 지원사업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3년 관련 예산은 1조 1,340억 원으로 중앙정부가 38개 사업, 광역지자체는 106개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존주민과 청년에 대한 역차별, 대규모 시설 위주의 편향된 사업지원, 청년인구의 순이동율 증가라는 단기적 목표 설정으로 ‘농촌으로 일단 오세요, 아니면 말고’라는 비아냥의 목소리가 들린다. 쇠퇴하고 있는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며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청년몰’이 기시감으로 연상된다. 작은 도시의 전통시장에 700억 원을 지원해 추진했지만 성공했다고 할만한 지역을 찾기 어렵다. 청년몰에 입주했던 청년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청년에게 기회를 준다며 왜 장사가 되지 않는 전통시장에서 창업하라는 건가요?’ 우리 농촌이 보편적인 청년이 농사짓고 창업도 하고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만큼 준비되어 있는지, 청년이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학교를 보낼 수 있는지, 나이가 들어도 살만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무작정 청년들을 오라고 하기 전에 돌아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