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농반X와 생태적이고 지역적인 삶

몇 해 전, 한국 사회에는 서로 다른 결의 두 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들어왔다. 『반농반X』와 『지방소멸』이다.
『반농반X』는 귀농·귀촌과 대안적 삶에 대한 관심이 막 피어오르던 때 소개되었다. 농사를 짓고, 먹을 것을 스스로 마련하며, 돈이 아니라 의미를 중심에 둔 일을 병행하는 삶. 이 책은 “다르게 살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건넸고 경쟁과 성장의 궤도에서 벗어나고 싶던 사람들에게 출구처럼 느껴졌다.
비슷한 시기, 『지방소멸』이 번역되어 나왔다. 이 책은 다른 언어로 같은 공간을 이야기했다. 감각이나 철학이 아니라 통계와 구조를 통해 “이대로 가면 많은 지역은 실제로 사라진다”는 경고를 했다. 이후 ‘지방소멸’은 정책과 행정, 언론의 공통 언어가 되었지만 지역은 위험한 곳이고 위기와 관리의 대상이 된 듯 하다.
이 두 책의 방향은 다르지만, 『반농반X』는 여전히 "그럼에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묻고, 『지방소멸』은 그 삶을 "어떻게 지탱할 것인가" 묻는다. 고산퍼머컬처대학을 통해 이 두 질문 사이에서 무엇을 배우고 나누어야 할지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함께 다루어야 할지 살펴보고 함께 그 해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이 책들이 출간된 이후, 기후위기는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어 하나의 층위를 더 얹었다. 그래서 토양과 농사, 에너지와 공동체, 돌봄과 지역사회의 ‘일’을 중심에 놓고 시작할 예정이다.